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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6. (日曜日, 96th/365, 淸明) “모래알”

2025.4.6. (日曜日, 96th/365, 淸明) “모래알”

     

밤 산책에 나섰다. 예쁜이는 리드줄을 풀어줘도 잘 따라온다. 샤갈이 산책길을 속보한다. 청명을 맞이하여 천지가 개벽한다. 벚꽃과 진달래가 봉우리를 터뜨리고, 바람에 산들거린다. 진달래 한송이 한송이는, 우주가 태어난 빅뱅의 순간보다 고귀하고 장엄하다. 청명은 우리도 각자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심전을 개간할 시점이다.

     

영국 시인이며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이렇게 노래합니다. 봉우리를 떠뜨리는 야생꽃과 모래알을 보고, 그 안에서 천국과 세상을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의 꽃에서 천국을 보십시오.”

     

블레이크가 Pickering Manuscript(수확하는 원고)라는 노트북에 1803년에 끄적인 7개의 시안에 <순수의 전조Auguries of Innocence>라는 시가 있다. 132행으로 이루어진 이 시의 첫 20행를 번역해 보았다. 이 봄날, 개안되어 사소한 것에서 장엄을 찾고 싶다.

     

Auguries of Innocence by William Blake

순수의 전조, 윌리엄 블레이크

     

To see a world in a grain of sand

And a heaven in a wild flower,

Hold infinity in the palm of your hand

And eternity in an hour.

A robin redbreast in a cage

Puts all Heaven in a rage.

A dove house fill'd with doves and pigeons

Shudders Hell thro' all its regions.

A dog starv'd at his master's gate

Predicts the ruin of the state.

A horse misus'd upon the road

Calls to Heaven for human blood.

Each outcry of the hunted hare

A fibre from the brain does tear.

A skylark wounded in the wing,

A Cherubim does cease to sing.

The game cock clipp'd and arm'd for fight

Does the rising Sun affright.

Every wolf's and lion's howl

Raises from Hell a human soul.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의 꽃에서 천국을 보고

당신의 손바닥안에서 무한의 쥐고

한 시간 안에서 영원을 보십시오.

새장 속 개똥지빠귀는

모든 천국을 분노하게 만들고

산비둘기와 집비둘기로 가득한 산비둘기 집은

지옥을 구석구석까지 떨게 만듭니다.

견주 집에서 굶는 반려견은

나라의 멸망을 예언합니다.

도로에서 혹사당하고 있는 말은

천국을 향해 인간의 피를 요구합니다.

사냥꾼에 쫓긴 토끼가 내는 비명은

인간 뇌의 조직을 찢어내며

날개에 상처를 입은 종달새는

천사 체루빔의 노래를 멈추게 만듭니다.

투계의 싸움을 위해 깃털을 정리하고 무기인 부리를 다듬는 것은

떠오는 태양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모든 늑대와 사자의 포효는

인간의 영혼을 지옥으로부터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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