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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3.10.(日曜日) “짙은 달콤Dark Sweetness”

2024.3.10.(日曜日) “짙은 달콤Dark Sweetness”

     

오늘은 태풍 태권도아이들과 수피 시인 루미의 시 두 개를 공부한다. 오전 10시에 아이들이 들어와, 지난 수업에 공부한 칼릴 지브란의 On Marriage와 막스 어만 Max Ehrman의 Desiderata를 한명씩 암송하였다. 정현이와 민지가 데시테라타를 완벽하게 암송하였다.

     

그 후에 나는 루미시 The Reed Flute’s Song과 Dark Sweetness를 감상하였다. 수피시인들은 시를 마친 후에 일종의 서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 루미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스승인 샴스Shams의 이름을 남기거나 혹은 ‘침묵’이란 의미를 지닌 카무쉬khamush남긴다. 샴시와 정신적인 그리고 영적인 교감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루미를 시인으로 기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침묵은 루미로 하여금 시를 창작하게 만든 어머니다. 루미는 샴스와 카무쉬를 자신의 시를 쓰도록 영감을 준, 삼인칭으로, 그의 가명이자 뮤즈다. 루미는 500편이나 되는 시를 ‘카무쉬’란 글자로 마친다.

     

카무쉬는 이란어로 ‘침묵’이란 의미다. 침묵을 통해서만, 수피시인은 자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미는 청각과 시각으로 전달된 언어보다는, 그 언어를 가능하게 만든 침묵에 매료되었다. 그는 자신의 제자인 후삼에게 계속 묻는다. “누가 이 음악을 만드는가?” 그는 ‘네이’라는 갈대로 제작한 피리를 통해 음악과 언어의 토대를 설명한다. 피리는 그 근원으로부터 분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텅 비어 있서 소리를 낸다. 인간은 숨을 통해 그 비어있는 통에 존재하는 소리를 아홉 개 구멍을 통해 표현한다.

     

루미는 피리가 부르는 노래를 다음과 같이 적었다:

     

THE REED FLUTE'S SONG

갈대피리 노래

     

Listen to the story told by the reed,

of being separated.

분리된 갈대가 말하는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Since I was cut from the reedbed,

I have made this crying sound.

Anyone apart from someone he loves

understands what I say.

저는 갈대밭에서 잘려졌기 때문에

이렇게 구슬픈 소리를 냅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사람은 누구나

제 말을 이해할 것입니다.

     

Anyone pulled from a source

longs to go back.

At any gathering I am there,

mingling in the laughing and grieving,

a friend to each, but few

will hear the secrets hidden

within the notes. No ears for that.

근원으로부터 강제로 잡아 당겨진 사람은 누구나

그것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사람들이 울거나 웃는 모임에 가 있습니다.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내가 친구가 되지만,

내가 내는 소리 속에 숨겨진 비밀을

듣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Body flowing out of spirit,

spirit up from body: no concealing

that mixing. But it's not given us

to see the soul. The reed flute

is fire, not wind. Be that empty.

영혼으로부터 육체가 흘러나오고,

육체로부터 영혼이 흘러나옵니다.

그런 융합을 감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영혼을 보도록 허용하지 않습니다.

갈대 피리는 불입니다. 바람은 아닙니다.

그것을 비워두십시오.

...

     

Kamush

침묵

     

어서 나는 아이들에게 ‘짙은 달콤’이란 시를 알려주었다. 시각과 미각을 혼재하여 사용하여 봄을 표현한다. 루미시를 비롯하여 신비주의자들의 시는, 자신의 무의식 세계로 입문하려는 수련자들만 감상할 수 있는 시다. 나는 아이들이 그런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여, 이들과 이 시를 감상하였다. 직역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있는 시에 해석역으로 풀어서 감상하였다.

     

짙은 달콤

Dark Sweetness

by Rumi

     

The ground turns green. A drum begins.

Commentaries on the heart arrive in seven volumes.

The pen puts its head down

to give a dark sweetness to the page.

온 땅이 연두색으로 변합니다. 땅의 진동振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을 관찰하는 마음의 영감이 책 일곱권 분량입니다.

나는 펜을 들고 그 촉을 종이 위에 가지런히 놓습니다.

그리고 봄기운이 가져다준 ‘짙은 달콤’을 종이위에 적기 시작합니다.

     

Planets go wherever they want.

Venus sways near the North Star.

The moon holds on to Leo.

     

The host who has no self is here.

We look into each other's eyes.

저 하늘의 별들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갑니다.

샛별은 북극성 주위에서 서성거립니다.

달은 12궁 사자자리 곁을 고수합니다.

우리를 이 ‘짙은 달콤’으로 초대한 주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저 여기에 침묵하고 기다립니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응시합니다.

     

A child is still a child

even after it has learned the alphabet.

Solomon lifts his morning cup to the mountains.

Sit down in this pavilion,

and don't listen to religious bickering.

Be silent as we absorb the spring.

아이를 눈에 간직한 사람은 여전히 아이입니다.

그 아이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알파벳을 이미 배웠는데도 그렇습니다.

솔로몬 왕은 산을 향해 자신의 아침 잔을 들어 올립니다.

그리고 누각에 조용히 좌정합니다.

그는 종교인들이 말하는 말다툼을 듣지 않습니다.

봄을 훈습薰習할 때, 침묵을 수련해야합니다.

     

<화조도>

명나라 화가 문숙(1595-1634)

수묵화, 17세기

중국 상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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