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24.2.17. (土曜日) “글쓰기수업”

2024.2.17. (土曜日) “글쓰기수업”

     

오늘 오전 아방가드르Avant-garde 시즌 네 번째 성경공부를 진행하였다. 군대의 돌격대처럼, 자신의 삶을 개척할, 대한민국의 나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척후병들을 만드는 과정이다. 주제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모세와 된인간>이다. 컴퓨터를 통해 만나는 분들이지만, 그 어느 때 보다도, 친밀한 강의가 진행된다. 내가 컴퓨터를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내 깨달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첫 시간이라 수업사항들을 설명하느라,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오후 1시에나 끝났다.

     

이 줌수업은 묵상으로 시작한다. 명화 한장과 음악이 우리를 묵상默想으로 인도한다. 묵상이란 사나와 짐승이 나를 잡아먹으려고 다가와도, 꿈쩍도 하지 않는 신체, 정신, 영혼의 단속團束이다. 모두가 위대한 예술가가 자신의 인생을 헌신하여 창작한 작품의 도움으로, 우리 주변을 정리하고 온전한 자신으로 들어오길 바라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밖에 있지 않고 내밀內密한 곳에서 발견되길 기다리는 우리의 심장 깊은 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심장心臟은, 우리의 진심이며 우리의 이성이다. 심장이 산산조각이 나야, 그 찢겨진 상처에서 자기-자신이라는 빛나는 보석이 빛을 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는 수강생들에게 교재를 미리 보낸다. 오늘 제1강 주제는 <모세와 위기>다. 수업은 명화와 음악의 도움을 받아 눈과 귀를 닫으면서 시작한다. 눈을 닫기 위해, 마크 샤갈이 그린 가시덤불 앞에서 신을 만나는 명화와, 지난 시즌부터 우리의 심정을 올곧게 만드는 영국 작곡가 막스 리히터의 음악 On the Nature of the Daylight를 들려주었다. 눈을 감는 이유는, 어둠 속에 있는 자신을 보기 위해서, 귀를 듣는 이유는 성서 구절을 통해 신이 우리 각자의 심장을 뚫고 나와 전달하는 미세한 침묵의 소리를 경청하기 위해서다. 어제까지 64분이 신청하셨다. 멀리 미국에 계신 분도 신청하셨다. 첫날이라 수업진행사항들과 많은 질문으로, 오후 1시까지 3시간동안 진행하였다. 다음에 절제하여 시간을 엄수할 것이다.

     

<출애굽> 수업 준비를 위해, 나는 일주일전부터, 그에 해당하는 성서 히브리어 원전을 번역한다. 한 단어, 한 문장에 숨겨진 의미를 고고학자처럼 발굴한다. 이 수업이 성공은, 이 번역에 달려있다. 성서를 원전에서 읽고, 그 안에 들어있는 인간을 변하게 만드는 폭발적인 힘을 나는 오래전에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번역은 항상 변한다. 내 삶의 경험이 축적되어, 다시 번역한다. 성서가 2천년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의 영적인 일용할 양식으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그 안에 내재內在된 힘 때문이다. 누구나 깊이 읽으면, 자신의 삶을 깊이 반추하게 만들고,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부추긴다. 나는 함께 공부하는 분들이, 온전한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가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와 심정은 이런 것이다. 1단계는 성서를 처음에 쓴 저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A라는 저자가 자신이 처한 사회적-역사적 정황을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파악하고 A1이라는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1단계: 성서의 세계

A: 고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 살면서 경험한 삶의 위기

A1: 그 위기를 깊이 관찰하여,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한 저자의 글 (출애굽기)

     

나는 A와 A1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고 조사한다. 고대근동의 역사와 고고학, 언어를 비교하여, 수강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고 기술한다. 히브리인들이 먹을 것을 찾아 정착한 이집트에서 요셉을 모르는 새로운 파라오가 등장한다. 그는 히브리 산파들에게 새로 태어난 남자아이들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이 상황은 3500년전 상황이기도 하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 새로운 파라오가 등장하여, 우리 젊은이들은 아이를 더이상 낳지 않아 삶의 희망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파라오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를 강의하는 나 자신이 그 이유를 더듬는다. 나는 A와 A1의 관계를 이해하여, 오랫동안 성서고 고대문헌들을 연구한 고전문헌학자로 2단계를 준비한다. B와 B1을 창조적으로 다시 해석하여 수강생들과 만나 이해의 기적을 이룰 교재를 준비한다.

     

2단계: 해석자와 경청자의 세계

B: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과 온 세상, 그리고 나를 덮친 삶의 위기

B1: 그 상황을 비추어, 수강생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전달하려는 나의 해석과 번역

     

A-A1과 B-B1이 성공하면, 나는 이 두 개를 가지고, 줌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C와 C1을 요구한다. 누구나, 자신이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생의 위기를 만난다. 나는 줌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스스로 C와 C1를 상기하고 스스로 자가치유를 하라고 촉구한다. 성서는 카를 막스에게는 <공산당선언>의 기본교재로, 프로이트에게는 인간의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로 토마스 만에게는 <요셉과 그의 형제들>이란 소설로, 헤르만 멜빌에게는 <모비딕>으로 표현되었다. 수강생 스스로가 자신이 현재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도 잊고 있었던 과거 자신이 대한 기억을 살려내고, 그 내용을 글로 쓰는 행위다.

     

3단계: 수강자의 삶의 정황

C: 수강생이 처한 삶의 정황과 위기

C1: 수업 경청을 통해 용기를 얻어,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고 극복하는 글쓰기

     

A-A1는 이 수업을 위해 내가 할 몫이다.

B-B1은 줌수업을 통해 내가 수강생들과 이해의 수평선을 맞추는 작업이다.

C-C1은 수강생들이, 자신의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위기에서 탈출시키는 거룩한 행위다.

     

4단계:

네 번째 단계는 수강자 스스로 모세가 되어, 스스로 탈출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일이다. 그 격려가 글쓰기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코멘트를 달아 다시 수강자에게 돌려준다.

     

성서의 위대한 점은 A와 B가 기폭제가 되어, C에서 완성된다. 만일 C가 없다면, 내 강의는 하루 읽고 버리는 신문에 불과할 적이다. 수강자는 D를 통해 스스로 모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몇몇 분들이 자신의 과거를 발굴하여 글을 보내셨다. 어떤 분은 8쪽이나 보내셨다. 읽는 동안, 내 눈에서 눈물이 한없이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그 분의 심장과 눈에서도 이 감동적인 글을 쓰면서 눈물이 흘러나왔을 것이다.

     

나는 이 줌수업을 통해, 한분 한분의 누려야할 온전한 자신의 삶을 돌려주고 싶다.

     

     

사진

<나와 다른 반려견을 모세처럼 이끄는 벨라>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