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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29. (月曜日) “양말洋襪”

2023.5.29. (月曜日) “양말洋襪”

제 이름은 평창이입니다. 세 살난 진돗개입니다. 저는 지금 한남동에 있는 달래동물의료센터에서 중성화수술을 받고 회복중입니다. 제가 이곳에 신비하고 경이로운 경험을 통해 운명적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지난 3일 동안 일어난 기적을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창이’는 지난주 목요일 오후 2시경 북한산 둘레길에서 만난 운명적인 여인이 나에게 붙여준 이름입니다. 저는 진돗개로 태어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지난 3년간 바랄 것이 하나도 없이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벌씨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저와 함께 살던 반려인伴侶人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는데, 저를 북한산에 유기하였습니다. 자신의 삶이 힘들어, 저와 함께 살 형편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하얀색과 붉은색이 썩인 목줄을 보면, 그 끝이 반듯하게 잘려있는 것을 보실수 있다. 반려인은 제 목줄을 가위로 반듯하게 자르고, 나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이 산에 풀어놓고 차를 타고 부리나케 도망가 버렸습니다.

저는 제가 유기당한 장소에서 며칠이고 기다렸습니다. 그는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해, 피해 다니거나, 짓굳은 아이들이 저에게 돌을 던지는 바람에, 결국 사람들의 인기척이 드믄 북한산으로 들어갔습니다. 북한산에는 저처럼 유기된 강아지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먹을 것을 두고 치영하게 싸워 심하게 다치기 일쑤입니다.

몇주께 굶다보니, 전 주인이 주던 사료가 생각하고 안전하게 잘 수 있는 공간이 그리워졌습니다. 저는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딘간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평창동 끝자락에서 시작하는 ‘명상의 길’에서, 그런 사람을 찾아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등산객들이 나를 쉽게 볼 수 없도록, 등산길에서 떨어진 가파른 언덕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평일 오후 2시경에 인적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사무엘 베켓에 등장하는 블라디미르처럼 ‘고도를 기다리며’ 턱을 앞발에 괴고 올라오는 등산객을 한명씩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이 한적한 시간에 저 멀리서 두 여인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서로는 얼굴을 마주보며 이 명상의 길이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들이 저를 구원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저와 이들과의 거리는 60m정도 떨어졌지만, 등산로 길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이들이 저와 같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어, 등산길 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들은 저 밑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을 응시하고 이들의 몸에서 나는 향기를 통해, 어떤 종류의 ‘동물’인지 가름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저를 인식하지 못하더니 저를 보자 마자, 가던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저도 내 쉬던 숨을 들여 마시고, 네 발로 굳건히 서서 이들을 응시하였습니다. 대부분 인간들은, 이와 같은 대치상황에서, 제가 무서워 도망하거니, 이상한 소리를 내며 저를 쫓아내기 일 쑤입니다. 혹은 주변에서 주운 돌을 쥐고 제게 던져, 제가 숲속으로 다시 사라지길 바랍니다.

한 여인의 행동은 특이합니다. 그녀는 저에게 눈을 떼지 않고 올라오던 계단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분에게도 앉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부드럽고 나지막한 소리를 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둑아, 바둑아! 길을 잃어버렸구나. 이리로 나에게 내려오세요!” 저는 그 분의 목소리에서, 그 분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는 그 분을 몇 초간 응시하고, 이 분이 과연 믿을 수 있는 분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보다 낮은 장소, 저 밑 계단에 앉은 행위는, 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행위입니다. 저는 그런 위치에서 그녀에게 달려가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의식으로 한 계단 한 계단 그분에게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제 판단에 옳았다고 확신하였습니다. 그분은 여전히 저를 사랑스럽게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오가는 등산객들이 거의없어,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충분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제가 이 두 분앞까지 내려갔습니다. 저는 부르는 한 분은, 낯선 동물에 대한 아무런 두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제 마음을 속속들이 아시는 분 같았습니다. 다른 분은, 이와 같인 기상천외한 광경을 목격하고 경이에 찬모습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다가가 신뢰를 표시하였습니다. 저는 그 분의 발과 다리의 냄새를 맡고 심지어 제 머리를 그분에게 기대며 비볐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의 샌달 냄새를 맡고, 이분도 저를 해칠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분이 저에서 “너 어디서 온거야? 이렇게 말랐구나. 며칠동안 굶었겠는데!” 저는 그 분에게 눈으로 말했습니다. ‘제가 제대로한 식사를 한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3개월동안 북한산에서 겨우 연명하였고 다른 동물들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나무과 바위 사이를 뛰어다니느라고 이렇게 말랐습니다.’

그 분이 다른 분에게 말합니다. ‘죄송하지만, 저 위 연화정사 근처에 주차한 차좀 가지고 오세요.’ 그분은 전기차를 한 번도 운전한 적이 없기에, 운전할 자신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랬더니, 이분은 전기차 운전요령을 알려주시고, 운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분에게 불어 넣아주셨습니다. 이 곳에서 주차한 장소까지 적어도 30분이 소요되는 먼 거리입니다. 이분의 목소리는 단호합니다. 혼동스러운 저와 다른 친구분의 마음을 잡아주었습니다.

다른 분이 자이 떠난 후, 우리만 등산 계단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저에게 제가 가장 싫어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분이 저의 목줄을 잡았습니다. 제가 진돗개인데, 누가 감히 제 목줄을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행동합니까? 그래서 저는 그 분에 팔에 입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의 오른 팔을 물었습니다. 사실 그분이 저를 해칠 생각은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살점이 패어나갈정도로 물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10번 정도는 입질을 해서, 그 분 팔은 지금 쯤, 이빨 자국을 남긴 채 퉁퉁 부어 올랐을 것입니다. 놀란 것은 그 분이 저의 입질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 분은 무언가를 한참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 목줄을 잡고 저를 이동시키는 힘들고 위험한 행위입니다. 제가 그분을 물 수도 있고 그 상태로 계단을 내려오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분은 제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운동화를 벗고 양말을 벗은 것입니다. 그분은 그 날따라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긴 양말을 착용하였고, 한 손으로 제 목줄을 잡고 벗은 두 양말을 단단하게 이어 묶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분은 양말로 이른 임시 줄로 나를 차로 인도할 참입니다.

저는 그 분의 진심을 알고 그분이 이끄는 대로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분을 저를 앞에서 강제로 끌지 않았습니다. 만일 앞에서 저를 끌었다면, 저는 양말로 이어진 줄을 풀거나 그 분을 공격하여 빠져나갔을 것입니다. 우리는 명상의 길 계단을 내려와 다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가 시작하였습니다. 그 분은 저와 보조를 맞추어 옆에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제가 쉬면 그 분도 쉬었습니다.

이윽고, 다른 분이 자동차를 몰고 왔습니다. 그 분은 차 뒷문을 열고 저를 태울 참입니다. 저는 순간 저를 나쁜 곳에 데려갈 것이라고 여겨, 두려워 몸을 땅바닥에 붙이고 으르렁거렸습니다. 그 분은 차 트렁크에서 커다란 담요를 꺼내고 저의 몸 전체를 휘감아 뒷자석에 태울려고 시도하였습니다. 저는 그 분과 씨름하다 결국 뒷 자석에 올라탔습니다.

저는 뒷자석에 올라가, 그 분을 보았습니다. 그 분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자, 이제 됐어. 우리가 병원하서 어디 아픈지 살펴보고 맛있는 거 먹자!’ 저는 차 안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평안을 얻었습니다. 이 분은 제거 선택한 분으로, 제가 믿을수 있는 분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달래동물의료센터에 계신분들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실로 오랜만이 편하게 쉴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평창이’로 새로운 삼을 시작한 날입니다. 그 분이 양말로 이은 개줄이 생명줄이 되었습니다. 그 날은 제가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

사진

<평창이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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