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3.(水曜日) “이 세상의 거울”
겨울비가 내린다. 이제 겨울이 정말로 오려나 보다. 비는 무엇인가와 부딪혀야 자신의 존재를 소리로 낸다. 아득한 하늘에서 출발하여, 전나무, 소나무, 고리니, 샤갈-벨라-예쁜이, 낙엽, 내 뺨에 살포시 도착한다. 잎을 다 떨구고 스스로 바싹 여윈 몸으로 변신한 나무가 신의 선물을 가지 끝에 영롱하게 매단다. 요즘 ‘요셉 이야기’수업에서 두 번째 숙제로 낸 ‘시기’에 관한 도반들의 글이 모두 이 빗방울처럼 영롱玲瓏하다. 빅뱅도 담겨져 있고 나도 몰랐던 나도 있어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나도 몰랐던 무의식의 원초적인 감정들이 흘러 나온다.
산책 후 집에 돌아와 시집을 펼치니 놀랄일이 일어났다. 빗방울과 관련된 시가 그 속에서 나온 것이다. 페르시아의 수피시인 마흐무드 샤베스타리(1250-1320)의 <이 세상의 거울The Mirror of this World>이란 시가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퉁겨 나왔다.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보내, 나와 하나가 되어, 언젠가 시냇물이 되어 함께 노래하고, 바다로 달려갈 <요셉이야기> 도반들을 위해 이 시를 필사해보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 시 번역을 바친다.
The Mirror of this World
Mahmud Shabestari
이 세상의 거울
마흐무드 샤베스타리
Every particle of the world is a mirror,
In each atom lies the blazing light
of a thousand suns.
Cleave the heart of a raindrop,
a hundred pure oceans will flow forth.
Look closely at a grain of sand,
The seed of a thousand beings can be seen.
The foot of an ant is larger than an elephant;
이 세상에 존재하는 아주 조그만 조각도 거울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티끌 안에, 천 개의 태양이
내뿜은 타오르는 빛이 웅크려있습니다.
빗방울의 심장은 갈라놓으면,
백개의 순수한 바다가 흘러나올것입니다.
모래 한 톨을 자세히 바라보면,
수천 존재들의 자손들이 보입니다.
개미의 발이 코끼리보다 큼니다.
In essence, a drop of water
is no different than the Nile.
In the heart of a barley-corn
lies the fruit of a hundred harvests;
Within the pulp of a millet seed
an entire universe can be found.
In the wing of a fly, an ocean of wonder;
In the pupil of the eye, an endless heaven.
본질적으로, 물 한방울은
나일강과 다르지 않습니다.
보리 한 알의 심장에
백번 추수의 결실이 있습니다.
귀리 씨앗의 백미안에서
온 우주을 찾을 수 있습니다.
파리의 날개는 경이로움의 바다입니다;
여러분 눈의 동공은 무한한 천국입니다.
Though the inner chamber of the heart is small,
the Lord of both worlds
gladly makes his home there.
여러분 심장의 내실이 미세할지라도,
저곳과 이곳의 주님이
그곳에 자신이 거주할 집을 즐겁게 마련하십니다.
사진
<나뭇가지에 매달린 빗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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