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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쿠르 VLOG] 건명원 아침운동 - 파쿠르(Parkour)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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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면 죽는다 - 강남옥상 파쿠르
내가 김지호대표를 만난 것은 아마도 2018년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를 건명원 면접에서 처음 보았다. 평범하지 않는 몸과 천진난만한 얼굴을 지닌 청년이 건명원에 지원했다. 그는 자신을 ‘파쿠르 트레이서’parkour traceur로 소개하였다. 누가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는데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파쿠르라는 말도 트레이서라는 말로 도무지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파쿠르parkour는 프랑스어로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려는 몸과 마음의 훈련이다. 이 두 지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그리고 빠르게 하는 물체는 물이다. 파쿠르는 원래 조르주 에베르Georges Hébert가 군사훈련의 일부로 장애물 건너뛰기 훈련이었다. 그후 파쿠르를 창시한 레이몽 벨Raymond Belle이 오르고 뛰어내리고 달리고 균형을 맞추는 모든 훈련을 ‘르 파쿠르les parcours’라고 명명하였다. 그의 아들 다비David가 parcours 철자에서 c를 k로, 마지막에 등장하는 묵음 s를 제거하여 ‘파쿠르parkour’라는 훨씬 강력한 운동 훈련 방법을 고안해냈다. ‘트레이서’는 그 운동을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지호는 자신의 흑역사를 고백하였다. 중학교시절 게임 중독자였다. 지금은 게임이 스포츠가 되었지만, 당시 많은 아이들이 더 재미있는 놀이가 없어, 혼자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짓이 인터넷 게임이었다. 그러다, 도심에서 건물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프랑스 영화 <야마카시Yamakasi>(2001)를 보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야마카시는 아프리카 콩고에서 사용되는 링갈라어로 ‘신체와 육체 모두 전인적으로 강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마카시makasi는 보카시bokasi의 복수형으로, ‘힘; 활력, 에너지’와 같은 의미다. 이 단어에 어울리는 고전 히브리 단어는 ‘하일’hayyil이다. ‘하일’이란 어떤 사람에게서 풍기는 넘볼 수 없는 활력이자 카리스마다.
지호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얼굴은 초등학생처럼 웃고 있지만, 네발로 기어 다닐 때, 늑대와 같고 두 발로 뛰어다닐 때, 표범과 같고 공중에 떠 있을 땐 독수리와 같다. 어느 비가 오는 날 토요일 아침이었다. 나는 건명원에 일찍 도착하여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누군가 인기척이 나, 사립문을 열었다. 누군가 부엌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가 운동을 목숨을 내놓고 한다. 목숨을 내놓지 않는 일에 성공이 있을까! 서까래와 대들보를 잡고 원숭이처럼 대롱대롱 매달려 기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의 움직임에 매료되어, 종종 수업 전에 수련을 부탁했다. 수업전 몸을 풀거나, 혹은 수업 전체를, 북촌 비탈길 골목으로가, 원생들과 함께 네발로 기어 다니기, 집과 집 사이를 월담하여 착지하게, 동료들이 손으로 지지해 줄 것을 믿고, 눈을 감고 뒤로 자빠지기와 같은 운동을 즐겼다. 그 후, 지호와 같이 특이한 운동을 하는 분들과 함께 <요가수트라>을 함께 공부했었다.
그는 현대인들이 ‘위험’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위험은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하고 갱신할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다. 나는 그를 보고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 V.20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πρὸ ὁδοῦ [γίνεται] τὸ τῆς ὁδοῦ ταύτης ἐνστατικόν/ Quod obstat viae fit pro via.
“길을 막는 것이 길이 된다.” 다시 풀어 번역하자면, ‘장애물이 곧 길이다’라는 뜻이다.
이 얼마나 적절한 진실인가? 인생에 있어서 역경이자 좌절이 없다는, 그(녀)는 충분히 인생을 산 것이 아니다. 산다는 것은, 연명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소명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다. 군중들은 그런 사람의 삶을 멸시하나 시기하고 급기야는 무리에서 그를 쫓아내기 위해, 온갖 수작을 부린다.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누구보다고 그런 삶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매일 넘을 수 없는, 이길 수 없는 장애물을 하나씩 극복하여 오히려 디딤돌로 만들었다.
나는 몇 년 전 지호가 2개월간 유럽 파쿠르 원정에서 아시아 최초로 레벨 3 파쿠르 마스터 코치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달라진 모습을 보기 위해, 오늘 화요단테 수업에 참여하라고 초청하였다. 여전히 친절한 얼굴과 다부진 몸을 소유하고 있다. 자신의 길을 찾아 오롯이 걸어가는 그의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그가 원대로, 안전에 물들어 있는 나태한 현대인들에게 위험과 그것을 극복할 때 가져다주는 혜택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바란다. 그가 한 달 전쯤 강남에 있는 빌딩과 빌딩 사이를 건너뛰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는 너무 놀래 그에게 물었다. “건너 뛰기 위해 도약할 때, 무슨 생각을 하지?” 그가 말했다. “아무 생각 안해요.” 무모한 시도를 통해, 삶의 용기를 주는 그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장애물이 곧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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