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인생을, 어떤 인간을 완벽하다고 정의할 수 있을까? 한자로 完璧은 ‘흠이 없는 구슬’이란 의미다. 그러나 그 완벽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만일 성능이 좋은 현미경으로 구슬의 표면을 본다면, 그 구슬은 흠투성이 일 것이다. 보통 사람의 시력으로는 완벽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미경의 성능이 좋으면 좋을수록, 그것은 완벽하지 않다. 인간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관계가 원만하고 존경받기를 원한다. 이런 ‘완벽한 삶’도 어떤 현미경을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100만으로 만족스럽지만, 또 다른 사람은 100억으로도 만족스럽지 않다. 이 완벽은 그것을 판단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 인류는 그 완벽을 추상적인 개념으로 혹은 ‘신’이란 명칭으로 사용해왔다.
‘완벽하다’라는 뜻에 가장 근접한 셈족어 단어가 있다. 유대인들이 만날 때 사용하는 인사말인 ‘샬롬’이다. ‘샬롬’은 원-셈어 개념 ‘샬람’*šalām-이란 단어에서 파생하였다. 샬람은 후대 언어들에게 다음과 같이 등장한다.
*아카드어 (기원전 23세기): ‘샬라뭄’šalām-um
*히브리어 (기원전 12세기): ‘샬롬’ šālôm
(<*šālôm (강세전음절 모음 장음화 <**šalôm (가나안어 모음변화) <*šalām)
*아랍어 (기원후 7세기): ‘살람’salām
이 단어는 기원전 23세기 아카드어로 기록된 신전 경제문서에 처음 등장한다. ‘샬라뭄’는 국가가 주도하는 신전에서 돈이나 가축을 빌린 소작농이, 그 채무관계를 청산했을 때 사용한 단어다. 그럴 때, 채무자는 ‘샬라뭄’ 상태에 들어간다. 즉 ‘빚을 청산한 상태’다. 이 경제적인 용어가 추상적인 의미로 발전되어, ‘샬라뭄’은 인생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찾아, 최선을 경주했을 때, 그에게 주어진 마음의 평안을 의미한다. 이 상태가 바로 ‘완벽’이다. 사실 완벽은 숫자로 표시될 수 있는 한계를 지닌 개념이 아니다. 완벽은 ‘완벽’을 향한 숭고한 노력이며 과정이고, 그 과정 중의 마음가짐인 겸허謙虛다. 왜냐하면, 더 높은 숭고한 목적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나는 완벽을 향한 변화를 남기고 싶었다. 그 네 단계가 <심연> <수련> <정적> 그리고 <승화>이다. 심연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공간과 시간을 구별하여 쓸데없는 것들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이것을 위한 의도적인 자기분리가 ‘고독’孤獨이다. <수련>은 고독가운데, 남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임무 한 가지를 찾아 인내를 하며 그것에 집중하는 ‘열정’熱情이다. 열정은 지닌 자는 부러워하는 것이 없다. 누구를 흉내 내지도 않는다. <정적>은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장점을 갈고 닦기 위한 고요, 침묵이란 소리를 가만히 듣는 경청이다. 그것은 100m 단거리 선수가 출발선상에서 총성을 기다리는 긴장이며 편함이다. 이 단계인 인간이 태어나기 위해, 10개월 동안 반드시 안착해야하는 어머니 뱃속이다. 그래야, 그 다음 단계인 <승화>에 진입할 수 있다. 승화는 매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며, 그 순간을 영원처럼 사용하는 지혜다. 인간은 이 단계를 통해, 자신이 정한 목표보다 더 아름답고 위대한 지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후, 겸허해진다. 일생, 에베레스트 산 정상 정복이 꿈이었던 사람이, 그 산 정상위에 서서 가만히 눈물을 흘린다. 자신이 정복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세상에는 이 산보도 더 높은 산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리차드 바그 소설 Jonathan Livingston Seagull 2부에 특별한 존재가 등장한다. 조나단은 완벽한 비행기술을 연마하여, 누구도 갈 수 없는 높은 하늘에 도착한다. 그는 이 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거기에서 ‘원로 갈매기’인 ‘치앙’을 만난다. 치앙은 신을 지칭하는 은유다. 그는 조나단에게 완벽한 비행뿐만 아니라, 완벽한 비행이 자신에게 맡겨진 유일한 임무일 뿐만 아니라, 다른 갈매기에게 용기와 꿈을 심어주는 결정적인 장점이란 사실을 깨닫도록 유도한다.
그는 치앙과 다음과 같이 대화한다:
"Chiang, this world isn't heaven at all, is it?" The Elder smiled in the moonlight. "You are learning again, Jonathan Seagull," he said. “Well, what happens from here? Where are we going? Is there no such place as heaven?" "No, Jonathan, there is no such place. Heaven is not a place, and it is not a time. Heaven is being perfect." He was silent for a moment.
“치앙, 여기는 천국이 아니죠?” 그 원로는 달빛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갈매기 조나단아! 네가 다시 배우는 구나!”라고 말했다. (조나단이 물었다) “그렇다면, 이 삶을 마친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죠?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천국과 같은 장소는 없나요?” (치앙이 말했다.) “조나단에 그런 장소는 없어. 천국은 공간도 아니도 신간도 아니야. 천국은 ‘완벽하게 되는 것이야!”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이 책은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성장하기 간절히 원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치앙은 조나단에게 천국은 공간도 아니고 시간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후, 천국을 ‘완벽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나단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높이 멀리 날라 도달하는 것이 천국이라고 판단했다. 천국은 인간이 만든 숫자로 제한될 수 없기 때문에, 속도와 숫자가 천국을 만들지 못한다. 천국은 완벽하려고 애쓰는 과정이다. 저자 리차드 바크가 사용한 문장 Heaven is being perfect를 풀어서 다시 표현하자면 이렇다:
Heaven is the process of becoming perfect.
“천국은 완벽해지기 위한 과정이다.”
조나단처럼 가만히 눈과 입을 닫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
사진
<갈매기와 리차드 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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