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속에는 우위를 차지하려는 두 명의 경쟁자들이 있다. 이들은 마음을 지배하여 육체와 정신을 노예로 만들 것이다. 한 주인의 이름은 ‘욕심慾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욕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파렴치한 행각을 멈추지 않는다. 제한된 세상의 가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들은 타인과 제로섬 경쟁에 휘말린다. 다른 주인의 이름은 ‘진리眞理’다. ‘욕심’이란 주인의 무기는 시기, 오만, 탐욕, 허영이다. 반면에, 진리라는 주인의 무기는 친절, 인내, 겸손, 사랑이다.
‘욕심’과 ‘진리’는 참전한 군인과 같아, 양쪽 편에서 동시에 싸울 수 없다. 욕심이 존재하는 곳에 진리가 없고 진리가 편만한 곳에 욕심이 존재할 수 없다. 예수는 이 주인의 배타적인 관계를 <마태복음> 6.24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누구도 이 두 주인의 노예로 살수 없습니다.
그(녀)는 한 주인을 미워하고 다른 주인을 사랑할 것입니다.
혹은 한 주인을 존중하고 다른 주일을 업신여길 것입니다.
여러분은 하느님과 ‘마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습니다.
(οὐ δύνασθε Θεῷ δουλεύειν καὶ μαμωνᾷ)”
예수는 한 주인들 보이지 않는 신, 즉 우주의 원칙이 삼라만상의 작동원리라고 말한다. 이것은 눈으로 금방 드러나지 않는 생명을 유지하고 조화롭게 만드는 힘이다. 신과 반대 개념으로 등장하는 ‘마몬’은 ‘맘모나스’라는 아람어에서 유래한 단어다. ‘맘모나스’는 구약성서에는 등장하지 않으나 기원전 2세기부터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해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본에 처음으로 ‘돈’을 의미하는 ‘마몬’ (ממון; mamôn)이란 단어로 등장한다.
‘마몬’의 어원은 역설적으로 ‘믿음’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아멘’amen에 파생된 단어로 ‘인간이 신뢰하는 그것’이란 뜻이다. 마몬은 후에 로마의 부의 신인 ‘플루투스’Plutus와 같은 존재로, ‘물질을 관장하는 신’이면서 ‘물질과 돈이 만들어내는 탐욕’을 뜻하게 되었다. 신을 상징하는 ‘진리’와 악마 혹은 악마의 가장 큰 속성인 ‘탐욕’을 상징하는 히브리어와 아람어 단어를 살펴보면, 이 두 단어의 표면적인 유사성과 심층적인 차이를 감지할 수 있다.
‘진리’라는 의미의 히브리어와 아람어는 각각 ‘에메쓰ʾemetאמת와 ‘아무나ʾamûnā’다. 이 두 단어는 모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믿다’라는 의미를 지닌 상태 동사 ‘아민/아문’의 명사형이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스승이 되어 정신하는 사람이 실천하는 것이 ‘진리emeth’다. 진리를 하는 사람은 단순하고 자유롭다. 자신의 목숨을 내 주어도 아깝지 않는 원칙을 발견했기 때문에 자신이 가슴에 품은 열망이외 그 어느 것에도 무릎을 꿇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에게 감동적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범인들이 좋아하는 ‘가시적인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노력이 ‘마몬’이다. ‘마몬’은 ‘믿다’라는 의미의 ‘아문’amun’앞에 장소가 물건을 의미하는 접두어 ‘마ma’가 덧붙여져 만들어진 단어로 ‘욕심’ 혹은 욕심을 상징하는 ‘돈’을 의미한다. 마몬은 자신에게 쾌락을 줄 것 같은 돈, 명예, 그리고 권력을 상징한다.
진리는 단순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타협이 없다. 진리는 복잡하지 않고 반복하는 일이 없다. 반면에 ‘욕심’은 조석변개하고 상황에 따라 바뀌며, 변명하고 장황하게 설명한다. ‘욕망’에 사로잡힌 자들은 자신들이 세상이 가져다주는 쾌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리’는 약간의 노력으로 소유할 수 있는 물건으로 착각한다, 진리를 신봉하는 사람은 욕망을 희생의 제단위에 올려놓고 매 순간 자신이 오만하거나 자화자찬하는지 살핀다.
사람들은 논쟁을 통해, 혹은 대중의 지지를 통해 자신들이 공정과 진리를 수호한다고 착각한다. 실제로는 자신의 보잘 것 없는 이익과 금방 변할 수밖에 없는 순간의 의견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의 품격을 지켜주는 보루하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진리를 수호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총칼을 겨눈다. 변하지 않는 영원한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유일한 적은 자기-자신이기 때문이다.
욕심, 욕망, 차별의 노예가 된 사람들은 자신이 우연히 알게 된 이념이나 종교를 진리하고 착각한다. 자신과 다른 사상이나 종교들은 실수이며 거짓이다. 그들은 열정적으로 타인들을 전도하려 든다. 이 세상에는 한 가지 종교가 있다. 그 종교는 ‘진리’의 종교다. 진리는 공적인 믿음체계가 아니다. 진리는 욕심이 없고 거룩하며 다름을 포용한다. 욕심의 노예가 된 사람들은, 자신이 세운 기준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판단한다. 나는 진리를 추구하는가 아니면 우연히 알게 된 마몬의 노예로 살 것인가?
사진
<마몬과 그의 노예>
출판업자 요한 야콥 베버Johann Jacob Weber(1803-1880)
목판화, 9.44 x 12.59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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