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로 인류는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문법을 찾아야하는 변곡점變曲點에 도달했다. 변곡점이란 하향 곡선의 저점엔 오목에서 상향 곡선을 그리는 볼록이 시작하는 지점이다. 상향으로 치닫고 올라가기 위한 변곡점이 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힘과 그 힘을 떠받쳐 줄 의지가 필요하다. 여전히 트럼프주의를 신봉하는 많은 미국인들이 있지만, 변곡점을 제시하고 독려한 리더가 등장하였다. 대통령과 부대통령 당선자인 조셉 바이든과 카멜라 해리스다.
그 변곡점의 시작과 끝은 바이든의 안목眼目이다. 리더는 그 사람이 지닌 안목이 만드는 인물이다. 안목는 누구나 보려는 것을 내가 먼저 보려는 욕심이 아니라, 남들이 이기심에 빠져 지나치는 것을, 남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이다. 안목은 드러난 것을 보는 알아차리는 민첩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것, 즉 은닉되었지만 근본적이며 중요한 것을 발견하려는 인내이며, 그것을 응시하여 발휘하는 내공이다.
바이든의 첫 번째 안목은 카멜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발한 혜안이다. 그는 해리스를 보수적인 미국에서 권력서열2위 자리에 앉혔다. 그녀는 더욱이 백인 여성이 아니라,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온 자메이카 출신 흑인이며, 어머니는 인도 출신 남-아시아인이다. 그녀는 트럼프주의의 핵심인 백호주의 정책에 맞설 바이든 철학의 상징으로, 유색인종과 다양성의 아바타다. 해리스는 자신이 부통령 오르기까지 수고한 많은 여성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른 첫 번째 여성이지만, 자신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해 차 연설하였다.
지난 주 CNN를 통해 전 세계에 여과 없이 방영된 혼돈, 즉 자신의 리더를 찾기 위한 다양한 국민들이 보여준 혼돈은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터키, 러시아, 중국, 북한 그 외 독재국가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값진 혼돈’이다. 철학자 니체는 ‘춤추는 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혼돈을 감수해야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해리스는 모든 것이, 개인의 마음가짐으로 가능한 미국의 상징이다. 그녀는 자신과 함께 감염병, 경제적 침체, 인종주의 그리고 환경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의 영혼을 치료할 것이다.
바이든의 두 번째 안목은 그가 대통령 당선자로서 행한 첫 번째 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해리스의 소개를 받은 바이든이 자신의 고향인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 야외무대를 런어웨이를 달려 나온다. 그의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79세인 바이든이 넘어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리더는 자신의 영혼을 담은 연설을 통해 자신의 카리스마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바이든 연설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겠다고 말한다. 유물론자들에게 ‘영혼’은 보이지 않는 사치다. 그에게 영혼회복이란 미국을 중추인 ‘중산층 재건’과 미국을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결심이다. 트럼프를 지지한 많은 사람들에게 서로에게 ‘기회’를 주고 하나가 되자고 말한다. 그 기회란 ‘서로의 얼굴을 다시 보고, 서로의 말을 다시 듣는 것’이다. <전도서>에 등장하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지금은 “건설하고, 추수하고, 씨를 뿌리고 치유할 때”라고 말한다. 그는 이제 서로의 차이를 넘어서서 품위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소중하게 여기며, 국민 한 사람 한사람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바이든 연설의 핵심은 그가 정의한 미국의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미국을 ‘다양한 가능성可能性’으로 정의한다. 가능성이란 누구나 자신의 꿈을 찾아,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희망이다. 가능성이란 현재의 자신에 안주하고, 타인과의 다른 점을 비교하고 경쟁하고, 혹은 비난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가능성이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선한 천사’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분열, 질시, 그리고 파괴를 조장하는 ‘악마’를 제어하고, 통합, 친절,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고자 하는 ‘천사’를 부추이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트럼트가 무슨 음모를 꾸밀지 모르지만,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과 해리스과 함께 이 변곡점을 희망으로 가득한 ‘가능성’을 만들길 기원한다.
사진
<조 바이든, 질 바이든, 카말라 해리스, 더글러스 앰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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